시간 맞추어 사다 놓겠다며 방문한 곳은 속초항 근처 팔도강산 횟집이다.

속초항은 크루즈 터미널, 동명항, 청초호를 품고 있는 거대한 항구이다.

수산도시 속초의 발전에 주축을 이룬 항구라 할 수 있다.

속초항에서 가볼 만한 곳은 단연 아바이 마을로 갯배를 타고 건너면 되는데,

갯배는 무동력선으로 철선 하나로 청초호와 연결되며 속초항을 가로지른다.

그 시간은 3분 정도.. 속초의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요금은 편도 500원이다.

최근 속초항 주변에 들어선 대형 건물이 왠지 오래된 속초항( 1905년)의 역사에 비해 생뚱맞게 보인다.

일제가 속초항을 건설하면서 인근 영금정의 돌산을 깨서 만들었다는 아픈 과거를 품은 채

속초항은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관광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오후쯤 되면 인근 바다에서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대부분 속초항으로 들어와 정박하고,

항구는 이내 여유를 되찾으며, 다시 그 자리엔 여행객들이 발길이 넘쳐나는 곳이 된다.

속초 갯배에서 속초항을 따라 속초시청과 동명항으로 이동하다 보면 평생을 속초항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팔도강산 횟집을 만날 수 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모습이 하나도 없는 팔도강산 횟집. 팔도강산이라는 영화의 촬영지였다.

팔도강산이라는 영화는 1967년 개봉된 영화로 1남 6녀를 둔 노부부가 자식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속초도 방문한다.

이후 영화는 1974년 KBS 텔레비전 드라마 「꽃 피는 팔도강산」으로 다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동네에 겨우 텔레비전이 한대 밖에 없던 시절 할머니집 마당에서 시청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추측건대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내가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4학년 때 방영되었으니, 벌써 50년도 더 되었으니까.

영화에 나오는 형제들이 1남 6녀, 우리는 3남 5녀로, 형제가 많다는 공통점으로 재미있게 보았다.

팔도강산 횟집 앞으로는 속초항을 기점으로 수산업에 종사하는 어선과 그물 작업 등 어촌의 생활상을 그대로 살펴볼 수 있고,

속초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어촌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