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팥쥐 이야기는 한국사람이라면 매우 익숙한 이야기죠. 전북 완주에 가면 앵곡마을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자그마한 마을로 이곳에는 콩쥐의 아버지인 퇴리 최만춘이 살았다고 합니다. 퇴리는 중인으로 잘만 한다면 종 6품까지 승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양반들에게 심한 차별을 받았을뿐더러 녹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보통 아전은 하급 관리로는 녹사(錄事)·서리(書吏)·조례(皁隷)·나장(羅將)·차비군(差備軍) 등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퇴직하면 퇴리라고 칭하게 됩니다.

콩쥐의 집안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중앙관청의 하급관리는 경아전(京衙前), 지방의 관리는 외아전(外衙前)으로 구분하는데 최만춘은 외아전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곡마을은 콩쥐팥쥐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공간으로 마을에는 앵곡제, 두죽제, 은행제가 있어 낚시꾼들이 자주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 콩쥐팥쥐 이야기가 내려오는 앵곡마을은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스토리가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하루를 머물면서 콩쥐팥쥐 이야기를 해볼만한 여행지입니다. 이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을 다룬 이 스토리는 신발을 잃어버려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나 자매 중 한 명을 괴롭히지만 결국 선한 사람이 행복하게 된다는 설정이지만 혼인하고 나서도 계속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마방이나 마방집 따위에서 말을 메어 두는 곳이라는 앵곡 마방 간은 역참과 역원이 있던 곳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으로 앵곡마을에는 역참과 역원이 있었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바위는 말을 묶어놓았던 바위로 전남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이곳을 거쳐서 지나갔다고 합니다.

여우, 소, 새들 수많은 동물들이 콩쥐를 도와준 것으로 볼 때 콩쥐는 한국 최초로 동물과 대화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새엄마 배씨와 팥쥐는 그녀의 능력이 두려워하지 않았을까요. 평범한 그들은 콩쥐를 괴롭히며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이죠.

콩쥐팥쥐 이야기가 내려오는 앵곡마을에는 한옥 리조트가 있는데 지금까지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관광지였다면 이제는 체류형 관광지로 변신을 한 것입니다. 전통 한옥으로 잘 지어진 건물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냥 스쳐가는 관광지보다는 이렇게 머물면서 사람들과 함께 그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게되죠.

신발을 잃어버린 콩쥐의 신발을 들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것에 맞는 여자를 찾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연하게 콩쥐의 발에 신기자 거짓말 같이 딱 맞았던 거죠. 그리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면 되지만 이를 시기한 계모와 팥쥐는 흉계를 꾸며 콩쥐를 연못에 빠트려 죽게 만듭니다.

제가 갔던 날은 콩쥐팥쥐 한옥리조트를 운영하시는 분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앞마당에 조경을 하고 있어서 점점 더 편한 곳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감사가 연못의 물을 퍼내 콩쥐의 시선을 건지자 콩쥐는 다시 살아나게 됩니다. 이에 감사는 팥쥐를 처형하고 이를 본 계모는 기절해서 즉사했다는 이야기로 끝나지만 이 마을에는 행복하게 같이 살았다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남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 자신의 능력을 몰랐던 콩쥐는 계모와 팥쥐의 심한 압박 감속에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고 심지어 그들을 자신을 위해 일하게끔 만든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콩쥐의 착함을 좋아하게 된 감사는 관찰사로 종 2품의 문관직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도지사로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지위였는데요. 머무르면서 체험할 수 있는 이 마을은 꼭 1박2일의 여행지로 여행을 가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