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미스터 선샤인, 고애신의 대사를 들을 때 헉, 했다. 나도 그랬다. 비주얼이 다르다고 뜨거움이 다를쏘냐. 스무 살의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불꽃으로 활활 타오를 거라고 스무 살의 나도 생각했었다.

그런 스무 살을 함께 했던 우리.

원조 마포껍데기집, 5시 오픈을 기다려 들어간 가게에는 이제 막 붙여 활활 타기 시작하는 연탄불. 그 뜨거운 열기에 소금구이를 올려놓고 술을 마신다.

우리는 만나면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얼굴 보는 순간 스무 살로 돌아간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도약하던, 아직은 보송한 외피를 벗지 못했던 그때의 우리. 그때 우리의 뜨거웠던 시간. 뜨거운 연탄불같았던 시간.

그때 있잖아, 그랬었잖아 하면 삼십 년이다. 아직 생생한 기억인데 설마... 삼십 년 전. 아니, 어떻게 삼십 년이 이렇게 쉬워. 삼십 년이라고 말하고 나면 참으로 까마득한 시간인데, 나는 이미 대학 동기들과 삼십 년의 세월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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